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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인터넷과 표현의 자유 - 제이크 베이커 사건
    <시민과 변호사>, 1998년 4월호
  2. 인터넷 보안 - 해커와의 전쟁
    <시민과 변호사>, 1998년 5월호
  3. 에로티시즘과 포르노 - 규제와 자율의 갈림길에서
    <시민과 변호사>, 1998년 6월호
  4. 컴퓨터와 한글 - 우리말 살리기
    <시민과 변호사>, 1998년 7월호
  5. 인터넷 카메라 - 보여주고 싶어요
    <시민과 변호사>, 1998년 8월호
  6. 컴퓨터와 2000년 문제 - 세상 끝날?
    <시민과 변호사>, 1998년 9월호
  7. 인터넷과 한글 - 영어 모르면 문맹?
    <시민과 변호사>, 1998년 10월호
  8. 인터넷형 "번지내 투입" - 전자우편과 스팸
    <시민과 변호사>, 1998년 12월호
  9. 긴급진단 - 밀레니엄 버그
    <시민과 변호사>, 1999년 1월호
  10. 인터넷 주소 투기 - 앉으면 주인?
    <시민과 변호사>, 1999년 2월호
  11.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 무일푼으로 사는 세상
    <시민과 변호사>, 1999년 3월호
인터넷 주소 투기
앉으면 주인?
<시민과 변호사>, 1999년 2월호
인터넷에서 주소는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상의 특정한 지점에 있는 어느 회사와 연락을 주고받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인터넷상에서는 오로지 인터넷 주소라는 한 가지만으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터넷 주소, 특히 도메인 이름(Domain Name)은 회사 이름이나 상표 등 일반 고객에게 잘 알려진 것들로 만들게 마련이다.
     만일 우리 회사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기 위해 회사 이름으로 된 도메인 이름을 신청했는데 그 이름이 이미 사용중이라면 어쩌면 좋을까? 물론 우리 회사에서는 그 이름을 이용할 수 없다. 다른 사람이 이미 사용하고 있는 이름을 우리 회사에서 마음대로 쓸 수도 없거니와, 인터넷 주소는 전세계적으로 유일해야 하기 때문에 같은 이름을 또 만들 수도 없다. 또 나아가, 우리 회사 이름으로 된 그 인터넷 주소에 접속했더니 우리 회사를 교묘한 방법으로 비방하는 내용이 실려있다면 기분이 어떨까?
     이와 같은 일은 실제로 일어난 적이 있다. 1994년에 미국의 프린스턴 리뷰(Princeton Review)라는 학력평가회사는 경쟁업체인 카플란 교육센터(Kaplan Educational Center)의 고객을 가로채기 위해 'Kaplan.com'이라는 도메인 이름을 등록하여 카플란 교육센터를 비방하는 글을 실었다. 카플란 교육센터 측은 상표권 위반과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법정에서는 결국 카플란 교육센터 쪽 손을 들어주었다. 현재 이 도메인 이름은 카플란 교육센터에 귀속되어 있다.

도메인 이름
인터넷 도메인 이름을 관리하는 곳은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전산원으로, .kr로 끝나는 모든 도메인 이름을 총괄 관리한다. kr은 Korea의 약자이다. 일본은 .jp로 끝나는데, Japan의 약자이다. 도메인 이름은 대개 두 글자로 된 국가기호로 끝나지만, 미국만은 예외이다. 따로 국가기호가 없이 .com이나 .net, .org, .gov, .edu 등으로 끝나는 이름은 모두 미국 인터넷 네트워크 정보센터(Internet Network Information Center: InterNIC)에서 관리한다.
     예를 들어 mydomain이라는 이름으로 도메인 이름을 만들 때, 한국에서 만들면 mydomain.co.kr이 되고 미국에서 만들면 mydomain.com이 된다. 그렇지만 .com으로 된 도메인 이름이 기억하기도 쉽고 길이도 짧거니와 전세계를 상대로 할 때 유리한 면이 많기 때문에, 큰 기업체는 대체로 .co.kr외에도 .com으로도 도메인 이름을 만들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해외에서 누가 현대그룹 홈페이지에 접속하고자 한다면 그는 일단 www.hyundai.com으로 주소를 입력해볼 것이다.
     도메인 이름을 발급받으려면 원하는 국가의 관리기관에서 마련하는 양식에 맞춰 신청서를 내면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다른 나라 도메인 이름을 발급받을 수 있고, 마찬가지로 해외에서도 우리나라 도메인 이름을 얻을 수 있다. 신청서가 접수되면 일정기간 이내에 도메인 이름에 대한 심사가 이루어지고, 자격요건이 맞으면 새 이름이 인터넷상에서 효력을 갖게 된다.
     국가에 따라 도메인 이름 사용료를 내는 곳도 있고 무료인 곳도 있다. 미국에서는 따로 자격요건이 없이 요금(1년 70달러)만 내면 누구나 도메인 이름을 만들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업자등록증이 필요하며, 등록증 하나에 도메인 이름 하나만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금년 7월부터는 개인적으로도 도메인 이름을 만들 수 있고, 또 6월부터는 도메인 이름 1개당 연 사용료 3만원을 부과할 예정이라고 한다.

정의되지 않은 권리
그런데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의 특정 주소를 점유할 권리는 과연 어떤 성격의 것인가 하는 문제가 차차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1994년에 역시 미국에서 조슈아 퀴트너(Joshua Quittner)라는 사람은 'McDonalds.com'이라는 도메인 이름을 자신의 주소로 등록했다. 맥도날드 햄버거와의 연고는 고객이라는 위치 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지만, 그는 Ronald@McDonalds.com을 자신의 전자우편 주소로 삼았다.
     카플란 같은 경우에는 쉬운 편이었지만 맥도날드 경우에는 사건이 간단하지 않았다. 'McDonalds.com'이라는 도메인 이름은 성이 맥도날드인 사람, 맥도날드 햄버거를 즐기는 사람 등 이런 도메인 이름을 얻고자 하는 사람은 많이 있을 수 있다. 맥도날드 햄버거 측은 도메인 이름을 차지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재판 후 퀴트너는 이름을 양도하는 조건을 제시했고, 맥도날드는 이에 합의했다. 맥도날드 측은 퀴트너가 제시한 대로 3천5백 달러라는 액수를 어느 공립학교에 기증했다. 고속 인터넷 시설비로 쓰기 위한 것이었다.

도메인 이름 투기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맥도날드와 퀴트너간의 소송을 보고 한 가지 묘안이 떠올랐을 것이다. 즉, 큰 기업체의 이름으로 도메인 이름을 먼저 차지해 두면 나중에 쏠쏠하게 재미를 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실제로 이처럼 먼저 점거하는 사례는 오래 전부터 많이 있었다. 단, '재미'를 볼 수 있는지에 대한 결론은 아직 확실하게 내릴 수 없는데, 모든 것을 종합해볼 때 '재미'와는 거리가 상당히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처럼 가상공간을 미리 차지해 두는 사람을 흔히 '사이버 스쿼터'(cyber-squatter)라 한다. 스쿼트(squat)라는 낱말은 원래 '쭈그리고 앉다'는 뜻인데, 사이버 스쿼터는 가상공간에서 '내 소원 들어주면 비켜주지' 하며 마냥 쭈그리고 앉아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임자가 따로 있나, 앉으면 주인이지.' 이런 행위에 대한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불쾌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일종의 서비스가 아니냐는 것이다.
     내로라 하는 기업 이름으로 된 도메인 이름 상당수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기 이전에 이미 그런 기업과는 직접 관계가 없는 다른 사람들 소유로 등록되고 말았다. 여기에는 렌터카 회사 허츠(Hertz), 증권 지수로 유명한 나즈닥(Nazdaq), 코카콜라, 그외 세계 유수 항공사, 호텔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미국의 데니스 토펀(Dennis Toeppen)이라는 사람은 인터넷 서비스 공급업자인데, 유명 회사 이름으로 된 도메인 이름을 240개나 미리 확보해 두고 있었다. 해당 기업체에 임대하거나 판매할 목적이었는데, 1996년 이래로 일련의 소송에서 연이어 패소해 오히려 막대한 손해를 보았다.
     1996년에 인터매틱(Intermatic)이라는 회사와 토펀 사이에 있었던 소송이 유명하다. 인터매틱은 전기, 전자 제조 및 판매업체로서, INTERMATIC이라는 이름으로 등록된 상표가 다수 있다. 소송에서 인터매틱은 'Intermatic.com'이라는 도메인 이름을 이용할 수 없는 데에 따른 불이익을 호소했고, 이에 대해 토펀은 자신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홍보, 판매할 때 이 도메인 이름을 이용한 적이 없기 때문에 상표권 침해가 아니라고 맞섰다.
     1997년 초, 법원은 'Intermatic.com'이라는 도메인 이름을 토펀이 사용하면 상표의 희석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하여 인터매틱사 편을 들었다. 여기서 '희석'은 어떤 유명 상표를 타인이 이용할 때, 경쟁이 있건 없건 그 상표가 원래 지니고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식별능력이 줄어들게 된다는 뜻이다. 'Intermatic.com'이라는 도메인 이름은 현재 인터매틱사에 귀속되어 있다.

권리는 과연 누구 것일까?
그러나 '유명' 상표이면서도 이와는 다르게 결론지은 사건도 여럿 있다. 미국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과 메리트 아일랜드 테크놀러지(Merritt Island Technology, 편의상 '메리트'라 지칭하기로 한다)라는 전자게시판 서비스간에 있었던 공방을 살펴보자.

hotissues_mit.com.gif
사건 개요를 수록한 메리트측 페이지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1992년에 설립된 메리트는 장애자와 노약자들을 위한 비영리 전자게시판 서비스로, 가입자들에게 무료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1993년에 'mit.com'이라는 도메인 이름을 발급받았다. 그런데 그로부터 약 3년이 지난 뒤인 1996년에 InterNIC 업무를 대행하는 민간업체인 네트워크 솔루션(Network Solutions)과 MIT의 변호사로부터 전자우편이 도착했는데, 메리트에서 사용하는 mit.com이라는 도메인 이름이 MIT의 이름과 상표를 "희석"할 우려가 있으므로 mit.com을 더 이상 쓰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참고로, MIT의 도메인 이름은 'mit.edu'이다.
     이 사건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유명 대학과 어느 이름없는 전자게시판 서비스와의 분쟁인 만큼 당사자들도 '다윗과 골리앗'이라 불렀다. 사건은 얼마 뒤 MIT 측에서 몇 가지 조건을 제시하면서 메리트가 mit.com을 계속 사용해도 좋다는 쪽으로 합의하여, 소송까지 이르지 않고 원만하게 종결되었다. 현재 mit.com 도메인 이름의 합법적인 소유자는 MIT이다.
     또 하나 특이한 사건은 만화로 유명한 미국 출판사와 아직 두 살도 되지 않은 아기와의 분쟁이다. 사건은 베로니카라는 아기가 출생한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기가 태어났을 때 아기의 부모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Veronica.org'라는 도메인 이름을 발급받아 딸에게 선물했다. 그러나 얼마 뒤 아치 만화출판사(Archie Comic Publications)사의 변호사로부터 편지를 받았는데, Veronica라는 이름이 등록상표이기 때문에 도메인 이름을 포기하라는 내용이었다. 아직 걸음걸이도 익숙치 않을 나이에 이같은 분쟁에 휘말린 것을 보면 안스럽다.
     이 사건은 아직 결말을 보지 못했다. '베로니카'는 아치 만화에 나오는 등장인물 이름이지만, 사실은 누구나 흔히 쓸 수 있는 이름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설사 다른 만화에 같은 이름의 등장인물이 나온다 해도 상표권을 주장하기 힘들 것 같다. 하물며 인터넷 도메인 이름에까지 상표권이 연장되기는 더더욱 어려울 것이다.
     현재 아치 만화출판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것은 'Veronica.com'이다.
     이와 비슷한 사건으로, 다국적기업인 콜게이트-팜올리브(Colgate-Palmolive)사와 작은 친목단체인 아작스(Ajax) 간에도 도메인 이름을 둘러싼 분쟁이 있었다. '아작스'는 콜게이트-팜올리브에서 만드는 주방용 세제 상품명 가운데 하나이다. 아작스 단체에서는 여러 변호사들에게 자문을 구했는데, 이들은 '아작스'라는 이름이 지나치게 보편화되어 있기 때문에 콜게이트 측에서 상표권을 주장하기가 힘들 것으로 보았다. 아작스 측은 콜게이트 측의 요구를 네티즌들에게 알렸고, 콜게이트 측은 소비자들로부터 반발이 거세게 쏟아지자 아작스에 대한 요구를 철회했다. 이길 확률이 낮은 싸움을 굳이 소비자들로부터 욕을 먹어가며 계속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판단 때문인 듯하다.
     미국의 경우 여러 판례를 종합해 보면 도메인 이름에 대한 투기와 그렇지 않은 것을 구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자신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회사 이름으로 된 도메인 이름을 가지고 있으면서 상표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이를 투기로 간주하고 상표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어서, 투기꾼들이 번번이 패소하여 큰 손해를 입고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도메인 이름을 선점하는 추세가 주춤한 실정이다. 지금 투기꾼들이 바라는 것은, 상대방이 지리한 소송을 피하고 적은 액수라도 합의를 위한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상대방에서는 '본때를 보여야 한다' 하여 소송을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
     또 근래에는 사람 이름에 대한 투기가 한창인데, 사람 이름은 상표등록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직 미국 대통령의 아들 조지 부시(George W. Bush) 텍사스 주지사는 공화당 후보 경선에 나설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데, 이미 30여 개의 도메인 이름이 등록되어 있지만 그 가운데 그와 관련이 있는 이름은 두 군데뿐이라고 한다. 대부분은 접속되지 않는 상태이며, 이미 주소를 팔겠다는 제안도 매일같이 날아들고 있다고 한다. 부통령 알 고어(Al Gore)도 비슷한 도메인 이름 20여 개가 등록되어 있는 등, 특히 오는 2000년에 있을 미국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는 정치인들 이름이 들어간 도메인 이름은 거의 모두 투기 대상이 되었다.

국내의 분쟁사례
도메인 이름을 둘러싼 분쟁은 국내에서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작년 9월에는 김선일씨가 도메인 이름 applekorea.com과 applekorea.co.kr을 확보하여, 애플 매킨토시 컴퓨터의 온라인 유통회사를 차렸다. 김씨는 미국 애플컴퓨터와 아무 관련이 없으며, 미국 애플컴퓨터 한국지사, 또 그간 애플사의 한국 대리점 역할을 해온 한국 엘렉스 등과도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한다. 애플컴퓨터 한국지사는 김씨에게 도메인 이름을 양도할 것을 요구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애플컴퓨터 한국지사는 "applecomputer.co.kr"로 등록했다.
     http://www.hite.co.kr에 연결하면 어떤 내용이 나올까? 하이트 맥주에 대한 내용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이 이름의 소유자 최윤조씨는 1998년 초 인터넷에서 와인전문백화점 사업을 하기 위해 술이 쉽게 연상되는 'hite'를 도메인 이름으로 등록했다고 한다. 하이트 맥주는 hite.co.kr의 이전을 요구했고, 최씨는 그 대가로 고급 노트북컴퓨터를 요구했다. 이 곳에 접속했을 때, 2월 19일 이후에는 주소가 바뀐다는 공지가 있는 것으로 보아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http://www.freetel.co.kr도 한국통신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freetel.co.kr은 이미 1997년 1월말에 하우컴이라는 업체가 자사의 도메인 이름으로 등록을 마친 상태였다. 한국통신은 그 후 하우콤의 의사와 상관없이 '한국통신프리텔'이라는 이름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며 하우콤의 도메인 이름을 일방적으로 변경시켰다. 이에 대해 하우콤은 이미 상표등록을 마친 상태라며 이름 원상회복을 요구했고 한국통신은 잘못을 시인하고 하우콤측 요구를 받아들였다. '한국통신프리텔'은 한국통신 소유의 상표이지만 freetel.co.kr은 하우콤의 소유인 것이다.
     현재 이처럼 협상 또는 분쟁중인 국내 도메인 이름으로는 seripak.co.kr, microsoft.co.kr, sindoricoh.co.kr 등 다수 있다.
     한편 국내인이 얻은 미국 도메인 이름이 분쟁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미국 넥스텔(Nextel)사가 한국의 넥스텔(Nextel)사에게 nextel.net이라는 도메인 이름을 사용하지 말도록 요구한 사건이 있었는데, 만일 법정까지 갔다면 결과가 어떠했을까 하는 궁금증을 남긴 사건이다. 결국 한국 넥스텔이 nextel.net이라는 도메인 이름을 포기하고 nextel.co.kr을 쓰는 것으로 끝났다. 이동통신회사인 미국 넥스텔은 그 당시 nextel.com을 쓰고 있었고,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인 한국 넥스텔은 nextel.net을 쓰고 있었다. 도메인 이름만을 볼 때에는 동일성을 띤다고 볼 수 있겠지만, 실제로 인터넷 등 네트워크 서비스를 공급하는 업체의 도메인 이름이 통상 .net로 끝나는 것을 볼 때, 현실적으로 혼동이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이 법정에까지 갔을 경우, 만약 거기서도 미국 넥스텔이 승리했다면, 결론은 불합리한 한 가지 논리로 귀결된다. 즉, .com 등 미국 도메인 이름 하나를 확보하면 나머지 .edu, .net, .org 등에 대한 권리도 자동적으로 얻게 된다는 뜻이 될 것이다.
     최근에는 미국의 석유회사 엑슨(Exxon)과 모빌(Mobile)의 합병으로 세계최대의 석유회사로 탄생한 엑슨모빌이 같은 이름의 도메인 이름을 이미 한국의 코리아 네트워킹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회사에게 선점당해 떠들썩한 일이 있었다. '떼돈'을 벌 것으로 소문이 났지만 그럴 가능성은 사실 크지 않다. 소송이 벌어질 경우에는 재판을 미국에서 받아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비용만 만만찮게 들 수도 있다.

정의된 권리
우리나라에서는 도메인 이름을 하나의 '상표'로 보는 것 같다. 상표로 등록된 도메인 이름과 유사한 도메인 이름이 새로 등록되면 상표권을 주장할 수 있다는 말이다. 작년 말까지 도메인 이름을 상표로 출원한 것이 모두 72건에 이르는데, 작년 11월∼12월에 출원한 건수가 급증한 것을 볼 때 이런 경향은 가속화되고 있는 것 같다.
     특허청은 "현재 인터넷주소를 등록·사용하고 있는 기업이나 앞으로 등록·사용하려고 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상표출원을 받고 있는데, 그렇다면 아직 상표등록이 되지 않은 유명 회사의 도메인 이름을 다른 사람이 등록하면 그 권리는 등록한 사람 것이 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굳이 상표등록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도메인 이름과 관련한 문제는 최근에 불거져나온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법률적인 연구는 아직까지 미미한 형편이다. UN 산하기구인 세계지적재산권 기구(WIPO)에서는 도메인 이름과 관련한 분쟁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금년 3월 안으로 새로운 규범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로써 도메인 이름을 대상으로 하는 투기가 없어지고, 또 오랜 시일이 걸리는 주소 분쟁 소송을 온라인상에서 단시일내에 해결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차례
  1. 인터넷과 표현의 자유 - 제이크 베이커 사건
    <시민과 변호사>, 1998년 4월호
  2. 인터넷 보안 - 해커와의 전쟁
    <시민과 변호사>, 1998년 5월호
  3. 에로티시즘과 포르노 - 규제와 자율의 갈림길에서
    <시민과 변호사>, 1998년 6월호
  4. 컴퓨터와 한글 - 우리말 살리기
    <시민과 변호사>, 1998년 7월호
  5. 인터넷 카메라 - 보여주고 싶어요
    <시민과 변호사>, 1998년 8월호
  6. 컴퓨터와 2000년 문제 - 세상 끝날?
    <시민과 변호사>, 1998년 9월호
  7. 인터넷과 한글 - 영어 모르면 문맹?
    <시민과 변호사>, 1998년 10월호
  8. 인터넷형 "번지내 투입" - 전자우편과 스팸
    <시민과 변호사>, 1998년 12월호
  9. 긴급진단 - 밀레니엄 버그
    <시민과 변호사>, 1999년 1월호
  10. 인터넷 주소 투기 - 앉으면 주인?
    <시민과 변호사>, 1999년 2월호
  11.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 무일푼으로 사는 세상
    <시민과 변호사>, 1999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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