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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한글 영어 모르면 문맹? | ||||||||||||||||||||||||||||||||||||||||||||||||||||||||||||||||||||||||||||||||||||||||||||||||||||||||||||||||||||||||||||||||||||||||||||||||||||||||||||||||||||||||||||||
<시민과 변호사>, 1998년 10월호 한국인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데에는 몇 가지 어려움이 있다.우선은 컴퓨터 통신시 전화요금이 정보선진국에 비해 비싸게 먹힌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그러나 전화사업이 완전히 자유경쟁체제로 들어가면 이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될 것 같다. 그리고 케이블 모뎀 등 고속 통신망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어쩌면 이 문제는 "잊혀진 옛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 다음으로는 컴퓨터에 인터넷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과정이 까다롭다는 문제가 있다. 또 인터넷 서비스 공급업자(ISP)마다 고유한 설정사항이 있는데, 이에 맞게 자신의 컴퓨터를 설정해주는 일도 만만찮다. 하지만 이 역시 요즘 들어서는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다. 컴퓨터 판매업자와 인터넷 서비스 공급업자들이 고객확보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는 덕분이다. 새로 컴퓨터를 사면 컴퓨터 판매업자는 기본적으로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주고, 또 새로 인터넷에 가입하면 인터넷 서비스 업체도 가입자의 컴퓨터에 맞춰 자동으로 환경을 설정해주고 있다. 만일 자동으로 환경이 설정되지 않는다면 적어도 새 가입자가 인터넷을 시작하기 위해 필요한 소프트웨어라도 무료로 공급하고 있다. 이런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쉽게 컴퓨터를 설정해줄 수가 있다. 또하나의 문제는 우리나라의 통신 기반시설이 아직은 인터넷을 시원한 속도로 즐기게 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일반 전화선로를 이용해 얻을 수 있는 이론적인 최대속도는 33,600bps이다. 이는 대략 1초에 A4 크기 문서 한 장 분량을 전송받을 수 있는 속도이다. 빠르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인터넷 문서에는 문자뿐 아니라 그림, 동영상, 소리 등 전송받는 데에 문자보다 훨씬 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이터가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실제로 이용자가 느끼는 속도는 갑갑할 정도이다. 근래에는 최대속도가 이론적 상한선을 뛰어넘어 56kbps에 이르렀는데(A4 문서 두 장 정도), 이 속도는 전송받기에만 적용되고 전송하는 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56kbps가 비교적 나아진 것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빠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속도문제 역시 머지않은 장래에 해결되리라 본다. 케이블모뎀, 광통신 등 우수한 대안이 계속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술적인 문제점은 차근차근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참으면 나아지리라는 기대는 품을 수 있다. 그리고 느리고 비싸다 하더라도 인터넷을 쓸 수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불편한 수준일 뿐이지,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다. 역시 영어가 문제 그러나 기대를 품고 기다린다 해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언어 문제이다. 이는 사용자 자신의 문제이기 때문에 컴퓨터 판매업자나 인터넷 서비스 공급업자, 또는 정부를 탓할 수 없는 부분이다.흔히 인터넷을 "정보의 바다"라 부른다. 원하는 정보가 있으면 대부분 인터넷상에서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노하우(know-how)"에 이어 "노웨어(know-where)"라는 용어가 새로 등장했을 정도로, 지금은 '어떻게 찾을까'보다는 '어디에서 찾을까'가 더 중요해졌다. 인터넷상에 흩어져 있는 정보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같은 정보는 대부분 영어로 되어 있어서, 영어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 아니라 그 그림에 있는 것이 떡인지조차도 모르기 십상이다. 정보의 바다를 순탄하게 항해하다가도, 영어라는 폭풍주의보가 떨어지면 얼른 빠져나간다. 머뭇거리다가는 영어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되겠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평생 익힌 언어가 한국어인 사람들이 영어라는 언어를 마음대로 부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 분명하다. 인터넷과 언어 전세계적으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은 1억5천만 명 가까이 된다. 그 가운데 영어를 쓰는 사람은 약 58%, 그외 언어는 42% 정도 된다. 영어 사용자보다 "그외 언어" 사용자 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기 때문에 두 부분의 비율은 점점 근접하고 있다.이 가운데 아시아 언어를 쓰는 사람은 전체의 12%인 1천9백만 명 정도이다. 아시아 언어에서는 일본어가 1천2백만 명으로 가장 사용자가 많고, 다음은 중국어(4백만 명)이다. 한국은 약 1백70만 명으로서 아시아 언어 가운데 3위, 전세계 언어 가운데 10위를 차지한다. 그리고 2천년이 되면 국내 인터넷 사용자 수는 4백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한국인의 업보? 정보 흐름이 빨라지고 정보를 갖고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경쟁에서 이기느냐 처지느냐가 결정되는 시대인 만큼, 우리는 한국인이면서도 영어실력이 매우 중시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한 마디로 말해 한국인에게 영어는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하는 짐이 되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영어교재가 나오고, 심지어는 라디오 음악프로그램에서까지 영어를 한두 마디 가르쳐주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영어를 모르면서 우등생이 되기는 글렀고, 대학교에 진학하려면 영어는 필수가 된다. 영어를 모르면서 대학원에 진학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고, 웬만한 기업에 입사하고 진급하는 데에도 영어실력이 문제시된다. 텔레비전 방송에서 "스포츠"로 표기해 놓고도 "스포쓰"로 발음하는 것은 방송국에서 "sports"라는 영어를 우리말로 받아들여(외래어) 쓰는 것이 아니라 원어를 그대로(외국어) 쓰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컴퓨터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하고, 인터넷에서는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그야말로 영어를 대강 몇 마디라도 알아야 대화가 통할 지경에 이르렀다. 말하자면 이 시대는 영어와 한국어를 혼용하는 시대이다. 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유치원에 다녀온 꼬마들이 한두 마디 영어를 하면서도 그것이 한국어인지 영어인지 모르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런 만큼 영어를 공용어로 삼자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이 시점에서 영어를 공용어로 삼고 초등학교에서부터 영어를 한국어와 마찬가지 비중으로 가르친다 해도, 어차피 지금 너나 없이 영어를 쓰고 있기 때문에 달라질 게 별로 없어 보인다. 달라지는 점이 있다면 명실상부한 공용화를 위한 작업에 정부 예산이 막대하게 들어갈 것이고, 그에 따라 국민의 세금부담이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며, 0%이던 한국인의 문맹률이 영어도 한국어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김으로 인해 갑자기 늘어나리라는 점뿐이다. 사실 오천만 한국인이 모두 영어를 배운다는 것은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영어를 배우느라 쏟는 노력과 시간을 다른 곳에 투자하면 더 많은 것을 이룩할 수 있지 않을까? "정보의 바다"에서 영어를 영어로 이해하며 받아들인다면 국가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많이 되겠지만, 오천만 국민이 모두 그럴 필요가 있을까? 지금 유아원과 유치원,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열심히 배우는 아이들이 자라 사회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할 무렵이 되었을 때에도 첨단 정보가 여전히 영어로 되어 있을까? 혹시 그 때에는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 예를 들면 일본어나 중국어, 아니면 프랑스어를 알아야만 하는 시대가 되지는 않을까? 그러면 그 때에는 초등학교에서 일본어나 중국어를 가르칠 것인가? 인터넷에서 한국인이 설 땅은? 영어권에서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 사용자들을 상대로 사업을 벌이는 기업들은 비영어권 사용자가 전체 인터넷 인구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는 사실에 주목하여, 영어뿐 아니라 주요 고객이 되는 나라 언어로도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곳에 접속하면 대개 원하는 언어를 방문객이 직접 고를 수 있게 되어 있다. 근래에는 한국어를 고를 수 있는 곳도 얼마간 생겨나, 한국인이 인터넷에서 활동할 수 있는 범위가 예전보다는 넓어진 편이다. 아래는 캐나다의 한 언어연수원 홈페이지로서, 문서 위쪽에 있는 "KOREAN"이라는 단추를 눌러 나온 내용이다.남을 알고 우리를 알리기 우리나라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문서는 한글 외에도 영문으로 제공되는 일이 많은데, 기업차원에서는 사실상 대기업에 국한되고, 한국정부나 일부 기관, 단체에서도 적으나마 홍보 차원에서 한글과 영문을 나란히 실어놓기도 한다. 영문으로도 읽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곳 가운데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개인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이다.언어는 우리가 남을 아는 데에도 필수적이지만 우리를 남에게 알리는 데에도 필수적이다. 풍부한 것이 인력자원뿐인 우리나라가 세계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길은 기술이든 인력이든 상품이든 오로지 수출뿐이다. 인터넷을 이용하기 위해서도 언어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부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도 언어 문제는 해결해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언어는 8억9천만 명이 쓰는 중국 표준어(普通話)이다. 구매력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영어권보다는 중국이 최대의 시장인 셈이다. 영어는 3억2천만 명으로 2위, 스페인어가 2억7천만 명으로 3위를 차지한다. 한국어는 11위이다.
수출을 하자면 외국에 우리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하고, 그러자면 외국어를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대한민국 오천만 명이 적어도 위에 나열한 언어 가운데 한두 가지는 쓸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너무 무리한 생각일까? 기계번역 ― 컴퓨터를 이용한 번역 음성을 생각하지 않고 문자만을 상대로 할 때 번역 프로그램은 세 가지 형태가 가능하다. 하나는 독립 프로그램이다. 번역을 원하는 문서파일을 사용자가 지정해 주면 그 파일 내용을 번역하여 새로운 파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또 하나는 플럭인 형태이다. "플럭인(plug-in)"은 다른 프로그램에 첨부하여 쓰도록 되어 있는 프로그램을 일컫는 컴퓨터 용어이다. 국내 컴퓨터 사용자들이 주로 쓰는 소프트웨어에 첨부하여 쓸 수 있도록 만들어, 해당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동안 번역기능이 동작하도록 하는 것이다. 넷스케이프나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이용하는 동안 인터넷을 통해 들어오는 문서를 이런 식으로 처리하면 사용자는 번역된 글을 실시간에 가깝게 볼 수 있다.
나머지 하나는 인터넷 서버 형태이다. 서버에 번역기능을 갖추어 두고, 사용자가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할 때 이 서버를 통하면 서버는 사용자가 원하는 문서를 전송받아 번역한 후 번역된 문서를 사용자에게 전송해주는 것이다. 만일 국내의 모든 서버가 번역기능을 갖춘다면 모든 이용자가 혜택을 받게 될 것이다.
실제로 컴퓨터 번역을 제대로 이용하려면 위 세 가지 형태가 모두 필요할 것이다. 현재의 기술수준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 컴퓨터 통신상에서 영어를 쉽사리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은 컴퓨터 통신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그 시점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어 인터넷이 소개되면서 이러한 노력은 본격화되어, 그 결과 오늘날에는 몇 가지 소프트웨어가 시중에 출시되어 있다. 이런 소프트웨어는 대개 영어로 된 문장을 직접 입력하면 한글로 번역해 주거나, 나아가 넷스케이프나 인터넷 익스플로러 같은 인터넷용 프로그램에 첨부하면 영문을 한글로 바꿔 보여주거나 화면을 둘로 나누어 한쪽은 영문, 한쪽은 한글로 보여주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인터넷상에서도 영문을 즉석에서 한글로 바꿔주는 기능을 제공해 주는 곳이 몇 군데 있다. 인공지능과 언어를 함께 연구하는 대학교 같은 곳에서 운영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런 곳은 서버에 영한번역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번역을 원하는 문장을 방문객이 입력하면 그 문장을 한글로 바꿔준다. 사용자가 많을 경우 서버에 부담이 가기 때문에 대개는 한번에 한두 문장 정도로 길이를 제한하고 있다. 아래 그림은 어느 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영한번역 시범 사이트에서 "Please enter the sentence you want to translate"라는 문장을 입력하여 번역된 결과이다. 그림에서 보다시피 번역결과는 "바라건대 당신이 번역하기를 원하는 문장을 입력하시오"로 나왔다. 이 정도면 그런 대로 무난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아직 컴퓨터를 이용한 영한번역은 걸음마 단계인 것 같다. 어떤 곳에서는 시험삼아 입력한 문장을 엉뚱한 방향으로 옮기기도 했고, 어떤 곳에서는 번역한 문장이 너무나 어색했다. 그리고 영한번역 기능은 대부분 문법과 소위 "표준" 문형에 맞는 문장을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문장 가운데 표준과는 다른 부분이 있으면 문장 전체를 이상하게 번역해 놓는 일이 많다. 위 사이트에서 "People will remember this small, old man forever"를 입력했을 때에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를 얻었다. 결과는 "사람들은 이 작고 늙은 사람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가 아니라, "영구히 작고 노인 사람들은 이것을 기억할 것입니다"였다. 갈 길은 멀어도 그러나 문법에 어긋나는 문장을 입력할 경우에는 번역한 결과가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What the hell is this?"를 입력했는데 "도대체 이것은 무엇입니까?"가 아니라 "이 지옥은 무엇입니까?"로 번역한다면 실용에는 문제가 있다. 문법은 언어현상 가운데에서 규칙을 찾아내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언어현상보다는 영역이 언제나 좁다. 그러기에 문법을 벗어나는 문장 역시 뜻이 통한다면 번역해줄 수 있어야 하는데도, 지금으로서는 그 수준에 이르지는 못한 것 같다. 아직은 컴퓨터와 같은 기계를 이용한 번역이 의미까지는 살피지 못한다는 얘기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기계번역은 기계가 지니고 있는 낱말과 문법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어느 정도 유추하는 기능을 첨부한다 해도 설계시 고려한 정도밖에는 유추할 수 없다. 만일 기계번역에서 의미까지 살피자면 현재 우리가 쓰는 고급 수준 컴퓨터라면 몇 문장을 번역하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고, 고급 이하 수준의 컴퓨터에는 번역 프로그램을 설치하지도 못할 것이다. 영어와 우리말이 모두 능숙한 사람 두뇌에서 언어영역에 해당되는 부분을 고스란히 컴퓨터에 넣어준 것과 같은 성능이라야 가능하겠기 때문이다. 컴퓨터가 우리나라 일반대중에게 보급된 해로부터 계산해도 이미 십여 년, 그동안 진행된 기계번역이 이 수준이라면 컴퓨터가 스스로 배워 익히는 능력을 갖추지 않는 한 앞으로 그만한 시간이 흐른다고 해도 기계번역 수준이 많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수는 없다. 앞서도 말했지만 정보를 지니고 있느냐 아니냐 하는 것이 경쟁에서 이기느냐 처지느냐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영어 공용어화' 주장이 설득력을 지닐지도 모르지만, 이에도 문제가 있다. 그만한 시간과 예산이 우리에게는 없고, 또 불확실한 앞날을 위해 시간과 예산을 투자할 여유 역시 우리에게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반만 년을 써왔을 우리말을 오로지 경제논리 때문에 외국어와 같은 수준 또는 그 이하로 대접한다는 것 역시 민족의 자존심이 허락치 않을 일이다. 세계어 번역 민간 기업이 기계번역, 예를 들어 영한번역 소프트웨어를 만들자면 몇 가지 제약조건이 있다. 가장 문제시되는 것은 개발비용일 것이다. 개발자의 성취의욕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제품의 완성도는 개발비용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언어학자, 영어학자, 한글학자, 컴퓨터 전문가 등이 참여해야 하는데, 이들의 능력이 개발비용에 따라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제품의 완성도뿐 아니라 제품 가격도 고려할 것이다. 아무리 우수한 제품이 있다 해도 가격이 비싸면 사용자층은 그리 넓지 않을 것이다. 시장기능이니만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한국인의 외국어 문제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고, 나아가 외국의 정보를 얻고 외국에 우리를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목적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희망사항에서 머무르게 될 것이다. 즉, 이제는 외국어 문제를 "사용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전체"의 문제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이런 점에서 볼 때 이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지만, 지금으로서는 이 부분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그다지 높지 않은 것 같다. 문화관광부에서 지난 10월 7일에 "21세기 세종계획"이라는 것을 발표했는데, 아직 구체화된 것이 아니고 별로 신경도 쓰지 않고 있는 탓인지 문화관광부 홈페이지에서도 이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찾을 수 없었다. 다만 일부 일간지에서만 간략히 언급되어 있을 뿐이었다. "세종계획"에 따르면 앞으로 10년동안 총 15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며, 기계번역을 포함한 최종 결과물을 보급하는 단계는 빠르면 2004년에나 가서야 이루어질 것이라 한다. 나아갈 방향 컴퓨터를 통한 번역에서는 외국어를 우리말로 번역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아니라 우리말을 외국어로 번역하는 것 역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리고 지금으로서는 영어가 가장 필요하겠지만, 앞으로 한국이 세계 속에서 활동영역을 넓히려면 영어뿐 아니라 중국어, 스페인어 등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언어 모두를 컴퓨터로 번역할 수 있어야 한다.기계가 해주는 번역이기 때문에 사람이 직접 한 문장 한 문장을 판단하며 번역한 것보다는 품질이 떨어질 것이다. 그렇지만 낱말과 문장 형태를 계속해서 추가해 나갈 수 있도록 하면 내용상 오류는 점차 줄어들 것이다. 컴퓨터의 속도 문제가 있겠지만 컴퓨터의 성능은 비약적인 속도로 나아지고 있기 때문에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리고 완벽한 원어 그대로 이해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원어를 배우거나 전문 번역가를 이용하면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세종계획"이 어떤 형태를 띠게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번역은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바꾸는 작업이기 때문에 해당 언어 학자와 한국어학자, 언어학 전반을 다루는 학자들이 반드시 참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세종대왕 시대에 한글을 만든 집현전 학사들 심정으로 임한다면, 한글창제 이후 최대의 문화혁명이 될 것이고 한민족 역사 최대의 정보혁명이 될 것이 분명하다. 여기에 음성인식과 음성조합 기능을 추가한다면 한국은 영화 [스타워즈]에 나온 번역 로봇과 같은 만국어 번역기능을 갖춘 최초의 컴퓨터를 발명한 나라가 될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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